고대 스리랑카의 위대한 왕국, 아누라다푸라
스리랑카의 역사는 다양한 왕국들의 등장과 몰락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주목할 만한 고대 왕국 중 하나는 아누라다푸라 왕국입니다. 이 왕국은 기원전 4세기경에 설립되어 약 천 년간 스리랑카의 정치, 경제, 문화의 중심지로 번영했습니다. 아누라다푸라는 스리랑카 최초의 수도였으며, 불교가 전파되면서 이 왕국은 동아시아 불교 문화의 중요한 중심지가 되었습니다.
왕국의 성립과 번영
아누라다푸라 왕국은 시하라족의 전설적인 왕 비자야(Vijaya)가 기원전 4세기경 세운 도시입니다. 그의 후손들은 이 왕국을 확장시키며 스리랑카 전역을 통치했습니다. 아누라다푸라는 스리랑카의 정치적 중심지일 뿐만 아니라, 경제적으로도 중요한 무역의 중심지였습니다. 인도 남부와 동남아시아 여러 나라와 활발한 교역을 하며, 그곳에서 보석, 향료, 직물 등의 물품을 수입하고, 반대로 금과 은 같은 귀금속을 수출했습니다.
불교와 보리수 나무의 전설
아누라다푸라 왕국이 역사에서 주목받는 중요한 이유 중 하나는 불교의 도입입니다. 기원전 3세기경, 마우리아 왕조의 아소카 대왕이 자신의 아들인 마힌다(Mahinda)를 스리랑카로 보내 불교를 전파하면서 스리랑카의 문화는 크게 변화했습니다. 특히, 아누라다푸라에는 보리수 나무라는 신성한 나무가 심겨졌습니다.
보리수 나무는 불교에서 깨달음을 얻은 장소로, 부처님이 그 아래에서 깨달음을 얻었다고 전해지는 나무입니다. 아소카 대왕의 딸인 상가미타(Sanghamitta) 공주가 이 나무의 가지를 스리랑카로 가져와 아누라다푸라에 심었습니다. 이 나무는 지금도 살아 있으며, 약 2,300년간 이어져 온 역사적인 상징으로 남아 있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역사 기록이 있는 나무로 알려져 있으며, 스리랑카 불교의 중심적 신앙물로서 그 위상이 매우 높습니다.
아누라다푸라의 웅장한 건축물
장대한 스투파와 불교 유적지
아누라다푸라에는 고대 스리랑카 불교의 위대한 유산들이 남아 있습니다. 그 중 가장 유명한 것은 스투파(Stupa)입니다. 스투파는 불교 성물이나 부처의 사리를 보관하는 역할을 하는 거대한 구조물로, 아누라다푸라에는 루완웰리세야(Ruwanwelisaya)와 같은 거대한 스투파들이 세워졌습니다.
루완웰리세야는 기원전 2세기경 두투가무누 왕에 의해 세워졌으며, 그 높이는 무려 55미터에 이릅니다. 이 스투파는 아누라다푸라 왕국의 전성기 시절, 불교가 얼마나 중요한 위치에 있었는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루완웰리세야 외에도 제타와나라마(Jetavanarama) 스투파와 같은 여러 유명한 스투파들이 아누라다푸라를 장식하고 있으며, 이들 모두가 스리랑카 불교의 중심지였음을 증명하고 있습니다.
아누라다푸라의 왕궁과 수도 시스템
아누라다푸라는 불교 건축물뿐만 아니라, 세련된 도시 구조와 수도 시스템으로도 유명했습니다. 당시 아누라다푸라에는 발리우수(Baliwata)라는 발전된 수로 시스템이 있었으며, 이는 농업과 상업의 발전에 큰 역할을 했습니다. 왕국의 경제는 주로 농업에 의존했으며, 특히 쌀 농사가 주를 이루었습니다. 이 수도 시스템은 스리랑카의 고대 기술력의 상징으로, 당시 기술자들이 대규모 관개 프로젝트를 어떻게 수행했는지를 보여줍니다.
아누라다푸라 왕국의 몰락과 잊혀진 역사
약 천 년간 번성했던 아누라다푸라 왕국은 기원후 10세기에 이르러 서서히 쇠퇴하기 시작했습니다. 주된 이유는 남인도에서 침략해 온 촐라(Chola) 왕국의 지속적인 공격이었습니다. 촐라의 침략으로 인해 아누라다푸라 왕국은 큰 타격을 입었고, 결국 수도는 아누라다푸라에서 폴론나루와(Polonnaruwa)로 옮겨졌습니다.
또한, 왕국 내의 권력 다툼과 내란도 왕국의 붕괴를 가속화했습니다. 왕국이 쇠퇴하면서 아누라다푸라는 점차 잊혀졌고, 밀림 속으로 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수 세기 동안 밀림에 가려져 있던 이 도시는 19세기 들어 영국 식민지 시대에 이르러서야 본격적으로 발굴되기 시작했습니다.
현대에 되살아난 유산
오늘날 아누라다푸라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되었으며, 전 세계 관광객들이 방문하는 중요한 문화 유산으로 자리잡았습니다. 특히 보리수 나무는 여전히 그 자리에 남아 있으며, 매년 수많은 순례자들이 이 신성한 나무를 보기 위해 스리랑카를 찾습니다. 이 나무는 과거와 현재를 이어주는 상징적 존재로, 아누라다푸라 왕국의 불교적 유산을 현재까지 전하고 있습니다.
고대 스리랑카의 역사와 문화를 간직한 아누라다푸라는 불교와 함께한 역사의 중심이었으며, 오늘날에도 그 유산은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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